도둑게는 독특한 생태를 가진 육지게로 섬세한 환경 관리와 주의가 필요한 반려 생물입니다. 이 글에서는 도둑게의 생활환경, 사육 시 주의사항, 먹이에 대해 자세히 다뤘습니다.
1. 도둑게의 생활환경과 특성
도둑게는 주로 열대와 아열대 해안가에 사는 육지성 갑각류로 우리가 흔히 아는 바다게와는 조금 다릅니다. 물속에서 숨 쉬는 일반 게와 달리 도둑게는 육지 생활에 적응된 아가미 덕분에 습도가 높은 공기 중에서도 숨을 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건조하거나 온도가 낮으면 호흡 곤란을 겪고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으니 적절한 온도와 습도 유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도둑게를 키우실 때는 온도와 습도 관리에 가장 신경 써주셔야 합니다. 실내에서는 보통 24~28도 사이의 따뜻한 온도와 70% 이상의 높은 습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뚜껑이 있는 테라리움을 사용하고 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분무기나 자동 분무 장치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둑게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바로 탈피를 통해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딱딱한 껍질을 벗고 몸집을 키우며 새로운 껍질이 단단해지기 전까지 부드러운 상태로 있습니다. 탈피 후에는 자신의 몸에 맞는 빈 껍질을 찾아 그 속으로 들어가 몸을 보호합니다. 자연에서 도둑게는 빈 소라껍데기를 찾아 자신만의 집으로 사용합니다. 따라서 집에서 키우실 때도 다양한 크기의 깨끗한 자연산 소라껍데기를 충분히 준비해 주셔야 합니다. 껍질이 부족하면 서로 싸우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잘 먹지 않거나 탈피에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껍질은 안쪽이 부드럽고 화학 성분이 묻어 있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합니다. 조개껍데기처럼 입구가 너무 넓은 것보다는 몸을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소라껍데기 형태가 도둑게에게 더 편안합니다. 도둑게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입니다. 낮 동안에는 안전한 은신처나 부드러운 바닥재 속에 숨어 휴식을 취합니다. 따라서 사육장에는 도둑게가 숨을 수 있는 공간과 부드럽고 충분한 깊이의 바닥재를 꼭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코코피트나 칼슘 모래 같은 부드러운 바닥재를 10cm 이상 깔아주면 도둑게가 편안하게 땅을 파고 들어가 은신하거나 안전하게 탈피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탈피 중에는 다른 개체에게 공격받기 쉽고 매우 민감한 시기이므로 방해받지 않고 안전하게 탈피를 마칠 수 있도록 깊은 바닥재와 넓은 사육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흥미롭게도 도둑게는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있을 때 더 안정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 마리를 함께 키우실 때는 개체 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최소 2~3마리 이상을 함께 두되 반드시 충분히 넓은 사육 공간과 넉넉한 은신처, 그리고 다양한 크기의 껍질을 준비해 주셔야 합니다. 만약 사육 공간이 좁거나 껍질이 부족하면 서로 싸우거나 껍질을 빼앗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높은 습도 환경은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기 쉬우므로 도둑게의 건강을 위해 주기적으로 바닥재를 갈아주고 사육장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도둑게가 생존하는데 있어서 염분 섭취는 매우 중요합니다. 몸속의 염분 농도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민물과 바닷물 모두를 필요로 합니다. 이 물들은 수조 형태가 아닌 사육장 안에 작은 그릇에 각각 담아 따로 제공해 줘야 합니다. 바닷물은 인공 해수염을 사용하여 적정 염도로 직접 만들고 민물은 수돗물의 염소 성분을 제거하거나 정수된 물을 사용하면 됩니다. 만약 이 두 가지 물이 모두 준비되지 않으면 도둑게가 탈피에 실패하거나 소화 불량, 껍질 문제 등 다양한 건강 이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2. 사육 시 주의사항
도둑게를 키우면서 가장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때가 바로 탈피시기입니다. 도둑게는 성장하면서 껍질을 벗고 새 껍질을 만드는 탈피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때가 생명에 가장 위험한 순간입니다. 탈피에 실패하면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 탈피가 다가오면 도둑게는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고 먹이도 거의 먹지 않습니다. 몸이 약간 말랑해지거나 색이 평소보다 창백해지는 등의 변화가 보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도둑게는 바닥재 속 깊이 파고들어 몇 날 며칠, 심지어 몇 주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로 땅을 파헤치거나 도둑게를 억지로 꺼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도둑게가 스스로 안전하게 탈피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또한, 탈피 중인 도둑게는 다른 개체들에게 공격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탈피가 임박한 개체는 잠시 분리하여 따로 키우거나 최소한 다른 도둑게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충분한 은신처를 제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바닥재는 최소 10cm 이상 충분히 두껍게 깔아주시고 탈피가 시작된 곳은 절대로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도둑게는 주로 밤이나 사람이 없을 때 조용히 탈피를 하는 경우가 많으니 평소 도둑게의 행동을 잘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도둑게는 스트레스에 무척 예민한 동물입니다. 사육장이 흔들리거나 사람이 자주 손을 대거나 큰 소음, 그리고 너무 밝은 빛 등은 모두 도둑게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많은 분들이 도둑게를 손에 올려놓고 구경하거나 껍질 속에서 억지로 꺼내려고 하는 행동은 도둑게에게 아주 치명적입니다. 도둑게는 야생에서도 포식자를 피해 껍질 속에 숨어 몸을 보호하며 살아갑니다. 따라서 껍질을 억지로 빼앗거나 자꾸 손으로 만지는 것은 도둑게를 극심한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입니다. 또한 탈출을 막기 위해 사육장 뚜껑은 필수이지만,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기거나 암모니아 가스가 쌓일 수 있습니다. 뚜껑에 작은 환기 구멍이 있는 것을 사용하거나, 주기적으로 뚜껑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고 사육장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육장 내부의 온도나 습도가 갑자기 변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거나 사육장이 건조해지면 도둑게의 호흡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곧 질병이나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도둑게는 각자 성격이 다르고 좋아하는 껍질 모양이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껍질을 두고 서로 싸우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줄이려면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껍질을 여러 개 넉넉하게 준비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껍질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거나 크기가 맞지 않으면 도둑게가 스트레스를 받아 탈피를 미루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도둑게가 사육장에서 자꾸 탈출하려고 하거나 바닥 모서리를 파헤치는 행동을 자주 보인다면, 현재 환경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는 사육장 안에 열이 갇히거나 통풍이 안 되어 과열될 수 있고 반대로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거나 창가에 두어 직사광선을 받으면 저체온증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육장은 직사광선이 직접 닿지 않고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쉬운 장소에 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적인 장식물이나 인형, 그리고 향이 강한 제품들은 사육장에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것들에 포함된 화학 물질은 도둑게에게 매우 해로울 수 있으며 특히 방향제, 향초, 아로마 오일 등은 도둑게의 호흡기를 자극하거나 중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도둑게는 작은 환경 변화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물이므로 사육자의 세심한 관찰과 꾸준한 환경 관리가 도둑게의 건강과 행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3. 먹이와 영양
도둑게는 다양한 음식을 먹는 잡식성 동물입니다. 자연에서는 과일, 식물 잎, 죽은 동물의 사체, 해조류 등 여러 가지를 골고루 먹으며 살아갑니다. 집에서 도둑게를 키우실 때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해조류, 삶은 달걀노른자, 마른 새우나 건어물 등을 줄 수 있으며 되도록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도둑게 건강에 더 좋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도둑게 전용 사료도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필요한 영양분을 모두 채우기 어려울 수 있으니 다양한 신선한 먹이와 함께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먹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염분 공급입니다. 도둑게는 바닷물에서 소금을 섭취하며 몸속 염분 균형을 맞춥니다. 따라서 소금이 전혀 없는 환경에서는 건강하게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 인공 해수염으로 만든 바닷물을 사육장 안에 늘 준비해 두셔야 합니다. 가끔 먹이에 아주 소량의 소금이나 마른 해조류 가루를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요리할 때 쓰는 일반 정제 소금에는 필요한 미네랄이 부족하거나 첨가물이 있을 수 있어 도둑게에게 해로울 수 있으니 꼭 천일염이나 해수어용으로 나온 소금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수분 역시 도둑게에게는 매우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도둑게는 체내 수분으로 숨을 쉬고 탈피하며 활동하는 에너지를 얻습니다. 따라서 항상 깨끗하고 신선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수돗물을 그냥 주는 것보다는 염소 성분을 제거한 물이나 정수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그릇은 도둑게가 쉽게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얕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으로 고르도록 합니다. 간혹 먹이를 오랫동안 사육장에 그대로 두는 경우가 있는데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금방 상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씩 새 먹이로 바꿔주는 것이 좋습니다. 먹이를 줄 때 도둑게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어떤 도둑게는 단백질이 풍부한 먹이를 더 좋아하고, 어떤 개체는 채소나 과일을 더 잘 먹는 등 식성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파악하고 좋아하는 먹이를 적절히 조절해 주시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먹이를 가져다가 숨겨두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습성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도둑게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워주는 것 이상으로 도둑게의 생태와 생활 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