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구토, 설사, 경련, 호흡곤란 등 응급상황에서 보호자가 해야 할 대처법을 단계별로 알려드립니다. 병원에 가야 할 시점과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조치까지 정리했습니다.
1. 구토와 설사 – 지켜볼지 병원 갈지 판단하는 법
반려동물이 갑자기 구토를 하면 보호자는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저 역시 처음 강아지가 먹은 것을 토할 때 놀라서 바로 병원으로 달려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수의사에게 들은 말은 “구토를 한다고 해서 다 긴급 상황은 아닙니다”였습니다. 단순히 위가 안 좋거나 과식했을 때는 하루 정도 금식 후 회복되기도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먼저 구토의 양, 색깔, 냄새, 그리고 횟수를 꼼꼼히 확인합니다. 하루에 한두 번 맑은 물이나 사료만 토하고, 그 후에 컨디션이 괜찮으면 6~8시간 정도 금식한 후 미지근한 물을 소량씩 자주 공급해 탈수를 예방합니다. 금식 후 첫 끼니는 기름기 없는 삶은 닭가슴살이나 불린 사료를 소량만 줘서 소화 상태를 확인합니다. 하지만 구토가 하루 2회 이상 반복되거나, 피·담즙·검은색 이물질이 섞여 나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특히 검은색 토사물은 위장관 출혈의 신호일 수 있으니 절대 지체하면 안 됩니다. 설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식이변화라면 하루 정도는 지켜볼 수 있지만, 혈변·점액변·물설사라면 빠르게 체액이 손실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실제로 제가 경험했을 때 강아지의 잇몸이 창백하고 피부를 잡아당겼을 때 원래대로 돌아오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미 탈수가 진행 중이라는 뜻이라고 배웠습니다. 이런 경우엔 수액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바로 내원해야 합니다. 또한 집에서 임의로 사람 설사약이나 지사제를 먹이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사람 약은 반려동물의 간이나 신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고, 증상을 가려 원인을 놓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보호자가 당황하지 않고 구토·설사 양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병원에 가야 하는 시점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준비를 해두는 것입니다. 이렇게 평소 대비를 해두면 응급상황에서도 훨씬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2. 이물질 삼킴 – 당황하지 말고 이렇게 대처
강아지와 고양이가 집 안에서 장난감, 뼈다귀, 플라스틱 조각, 실 등을 삼키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합니다. 수의사에게 배운 첫 번째 팁은, 절대 억지로 꺼내려하지 말고 우선 호흡이 원활한 지부터 확인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반려동물이 숨을 못 쉬고 혀가 파래지거나 잇몸 색이 변한다면 즉시 하임리히법을 시도해야 합니다. 강아지의 경우 배를 두 팔로 감싸고 위로 힘껏 압박하듯 밀어 올리면 기도에 걸린 물체가 배출될 수 있습니다. 작은 강아지나 고양이는 등을 살짝 두드려 토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날카로운 물체, 바늘, 실, 플라스틱 조각을 삼킨 경우에는 억지로 토하게 만들면 식도나 위에 상처를 낼 위험이 있어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병원에 갈 때 삼킨 물건과 동일한 모양의 물건을 챙겨가 수의사에게 보여주었더니 X-ray 촬영 후 바로 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 이후 집 안 정리를 철저히 하고, 쓰레기통은 뚜껑이 닫히는 제품으로 교체했습니다. 또한 평소에 "내려놔" 같은 훈련을 해 두면 응급 상황에서 훨씬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결국 예방이 최선의 대책입니다. 바닥에 떨어진 작은 물건, 아이들 장난감, 먹다 남은 음식은 항상 치워두고, 씹기 좋은 장난감을 제공해 씹고 싶은 욕구를 안전하게 해소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물질 삼킴은 빠른 판단이 생명을 살리므로 보호자가 응급처치법과 병원 이동법을 미리 익혀두는 것이 필수입니다.
3. 경련과 호흡곤란 – 당황하지 않고 골든타임 지키기
반려동물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면 보호자는 공포감부터 느껴집니다. 경련을 일으킬 때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억지로 붙잡거나 입에 손을 넣지 말 것입니다. 경련이 시작되면 먼저 주변에 위험한 물건(가구 모서리, 전선 등)을 치워 다치지 않도록 하고,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서 안정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경련이 시작된 시간을 확인하고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어 수의사에게 보여주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여러 번 반복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호흡곤란은 더 긴급한 상황입니다. 반려동물이 입을 벌리고 숨을 헐떡이거나, 혀·잇몸이 파랗게 변하는 경우 산소 부족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목줄이나 옷을 풀어 호흡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고, 몸을 옆으로 눕혀 편안한 자세를 유지한 채 병원으로 이동하세요. 이동 중에는 최대한 흔들림을 줄이고, 차 안 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해 호흡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교상이나 사고로 인해 출혈이 심하다면 깨끗한 거즈나 수건으로 압박해 지혈하면서 이동해야 합니다. 집에 기본 응급키트를 구비해 놓고, 24시간 동물병원 연락처를 휴대폰에 저장해 두면 응급 상황 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미리 위치와 연락처를 알아두면 골든타임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응급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의 침착함과 준비입니다. 평소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가족끼리 역할을 나눠두면 실제 상황에서 훨씬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