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활발한 사회적 동물 '데구'
데구(Octodon degus)는 남아메리카, 특히 칠레의 안데스 산맥 기슭과 중부 계곡 지역에 서식하는 작은 설치류입니다. 외모는 다람쥐와 기니피그의 중간쯤으로, 둥근 귀, 긴 수염, 털이 있는 꼬리가 특징입니다. 평균 크기는 몸길이 약 12-20cm, 꼬리 길이 약 10-15cm이며, 체중은 보통 170-300g 정도입니다. 자연 상태의 데구는 주로 황갈색이나 갈색 털을 가지고 있지만, 번식을 통해 블루(회색빛), 샌드, 흰색 등 다양한 색상의 품종도 개발되었습니다. 데구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사회성입니다. 야생에서 데구는 수십 마리가 함께 사는 복잡한 사회 집단을 형성합니다. 이들은 집단 내에서 서열 체계를 갖추고, 서로 그루밍(털 손질)을 해주거나 함께 잠을 자는 등 다양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본능은 반려동물로 키울 때도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데구를 키울 때는 최소 한 마리 이상을 키워야 합니다. 혼자 있게 되면 외로움과 우울증을 겪을 수 있습니다.
데구는 매우 활동적이고 지능이 높은 동물입니다. 주로 새벽과 해 질 녘에 활동하는 습성을 갖고 있지만, 반려동물로 키울 경우 주인의 일상에 맞춰 활동 패턴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높은 지능을 바탕으로 간단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며, 심지어 자신의 이름을 인식하고 간단한 명령어를 배우기도 합니다. 호기심이 많고 탐험을 좋아하는 데구는 끊임없이 환경을 탐색하고, 점프하고, 굴파기 등의 활동을 즐깁니다.
또한 데구는 다양한 소리를 내는데, 기분이 좋을 때는 부드럽게 '치리릭'거리는 소리를, 경계할 때는 '끼익'하는 날카로운 경고음을 냅니다. 또한 저주파 소리를 통해 동료와 소통하기도 하는데, 이는 인간이 듣기 어려운 영역의 소리입니다. 소리 외에도 꼬리를 흔들거나 특정 자세를 취하는 등의 바디 랭귀지를 통해 감정과 의도를 표현합니다.
데구의 또 다른 특징적인 부분은 그들의 독특한 소화 시스템입니다. 데구는 당뇨병에 매우 취약한 종으로, 야생에서는 낮은 당분 함량의 식물을 주로 섭취합니다. 그들의 소화 시스템은 단순 당류를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일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은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합니다. 대신 높은 섬유질 함량의 건초나 특별히 조제된 데구 전용 사료가 주식이 되어야 합니다.
평균 수명은 약 6-8년으로, 적절한 관리와 영양 공급을 받으면 10년 이상 살 수도 있습니다. 이는 많은 소형 설치류에 비해 상당히 긴 편으로, 데구와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번식 측면에서는 암컷이 약 3개월의 임신 기간 후 평균 4-6마리의 새끼를 출산합니다. 새끼 데구는 태어날 때부터 털이 있고 눈이 열려 있어 상대적으로 빠르게 독립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데구는 매우 깨끗한 동물로, 정기적으로 모래 목욕을 통해 털을 청결하게 유지합니다. 이러한 모래 목욕은 그들의 건강과 웰빙에 필수적이며, 반려동물로 키울 때도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2.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들
데구는 활동적이고 탐험을 좋아하는 동물이므로, 충분히 넓은 케이지가 필요합니다. 최소한 한 쌍의 데구를 위해서는 가로 80cm, 세로 50cm, 높이 70cm 이상의 케이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데구는 뛰어난 점프력을 가지고 있어 높이가 충분해야 하며, 여러 층으로 구성된 케이지가 좋습니다. 케이지 재질은 튼튼하고 안전해야 합니다. 데구는 강한 턱과 이빨을 가지고 있어 플라스틱 케이지를 쉽게 갉아먹을 수 있으므로, 금속 와이어 케이지가 권장됩니다. 다만 바닥은 발이 빠지지 않도록 단단한 표면으로 되어 있어야 하며, 와이어 층 사이의 간격은 1cm 이하로 데구가 빠져나가거나 다치지 않도록 충분히 좁아야 합니다. 케이지 내부에는 다양한 시설물이 필요합니다. 데구는 굴을 파고 숨는 습성이 있어, 최소 한 개 이상의 숨을 수 있는 집이나 상자가 필요합니다. 나무로 만든 집이 이상적이지만, 데구가 갉아먹을 수 있으므로 무독성 재료로 만들어진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또한 여러 개의 플랫폼, 계단, 터널, 다리 등을 설치하여 다양한 높이와 경로로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데구의 굴파기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소 10cm 깊이의 바닥재를 깔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닥재로는 무향, 무먼지의 나무 조각, 종이 기반 베딩, 또는 특별히 설계된 설치류용 베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솔방울, 나뭇가지, 건초 등을 추가하면 더욱 자연스러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모래 목욕은 데구의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특별히 제작된 친칠라/데구용 목욕 모래를 담은 용기를 케이지 내에 배치해야 합니다. 일반 모래나 먼지는 호흡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모래는 일주일에 2-3회 정도 교체하여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운동은 데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중요합니다. 견고한 금속 재질의 운동 휠(직경 최소 30cm 이상)을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플라스틱 휠은 데구가 갉아먹을 수 있고, 작은 휠은 등 부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또한 안전한 환경에서 케이지 밖으로 나와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매일 제공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영양 관리는 데구 건강의 핵심입니다. 데구의 식이는 주로 높은 섬유질, 낮은 지방과 당분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주식으로는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높은 품질의 티모시 건초가 필요합니다. 건초는 섬유질 공급뿐만 아니라 치아 건강 유지에도 중요합니다. 데구의 이빨은 평생 자라기 때문에, 지속적인 씹는 활동을 통해 적절한 길이를 유지해야 합니다. 건초와 함께 데구 전용 펠렛 사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일반 설치류용 사료는 적합하지 않으며, 특히 친칠라용 사료가 데구에게 가장 적합합니다. 성체 데구는 하루에 약 1-2 테이블 스푼의 펠렛이 적당합니다. 과도한 양의 펠렛은 비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선한 채소는 제한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매일 소량의 어두운 잎채소(로메인 상추, 시금치, 파슬리 등)와 간헐적으로 다른 채소(당근, 오이, 브로콜리 등)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과일은 당분 함량이 높아 매우 제한적으로(주 1-2회, 작은 조각) 제공해야 하며, 아예 주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데구가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은 초콜릿, 카페인, 알코올, 아보카도, 감귤류, 양파, 마늘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음식은 독성이 있거나 소화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상업용 설치류 간식이나 요구르트 드롭과 같은 고당분 간식도 피해야 합니다.
물은 항상 신선하고 깨끗하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물병 형태의 급수기가 권장되는데, 이는 물이 오염되거나 베딩에 쏟아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물은 매일 교체해야 하며, 급수기는 정기적으로 세척하여 박테리아 증식을 방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데구의 건강 관리를 위해 케이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철저히 청소해야 합니다. 베딩은 완전히 교체하고, 모든 부속품과 장난감은 무향 중성 세제로 세척 후 완전히 건조해야 합니다. 또한 데구는 특유의 체취를 남기는 것을 좋아하므로, 일부 오래된 베딩을 새 베딩과 섞어주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질병
건강한 데구는 움직임이 활발하고 식욕이 좋으며, 털이 깨끗하고 윤기가 흐릅니다. 매일 데구의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서 평소와 다른 행동이나 변화가 있다면 즉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데구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건강 문제 중 하나는 치아 질환입니다. 데구의 이빨은 평생 계속 자라기 때문에, 적절한 씹는 활동이 없으면 과도하게 자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식욕 감소, 침 흘림, 체중 감소 등은 치아 문제의 징후일 수 있으며,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동물 전문 수의사를 찾아야 합니다. 다른 흔한 건강 문제로는 당뇨병이 있습니다. 데구는 유전적으로 당뇨병에 취약하여, 잘못된 식이(특히 과도한 당분 섭취)로 인해 쉽게 발병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물 섭취, 빈번한 배뇨, 무기력, 시력 문제 등이 당뇨병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당뇨병 예방을 위해 적절한 식이 관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호흡기 감염도 주의해야 할 문제입니다. 데구는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여, 먼지가 많거나 통풍이 안 되는 환경, 또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면 쉽게 감염될 수 있습니다. 기침, 재채기, 코나 눈의 분비물,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수의사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데구의 피부와 털 상태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탈모, 상처, 피부 발진, 기생충 징후 등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특히 귀 주변, 꼬리 기부, 복부 등은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부위이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모래 목욕은 데구의 피부와 털 건강에 중요하지만, 과도하게 제공하면 피부 건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 3-4회 정도가 적당합니다. 스트레스 관리도 데구의 건강에 중요한 부분입니다. 데구는 환경 변화, 소음, 다른 동물의 존재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징후로는 과도한 그루밍으로 인한 탈모, 공격성 증가, 식욕 감소, 은둔 행동 등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케이지는 조용하고 안정적인 장소에 배치하고, 급격한 환경 변화를 피해야 합니다.
4. 데구와 친해지는 법
데구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은 관계 형성에 중요합니다. 데구는 본질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사교적이지만, 작은 크기로 인해 포식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경계심을 보일 수 있으므로, 천천히 접근하고 인내심을 갖고 신뢰 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데구와 친해지기 위한 첫 단계는 목소리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입니다. 케이지 근처에서 부드럽게 말을 걸거나 책을 읽어주는 등 데구가 당신의 목소리에 편안함을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이후 천천히 손을 케이지에 가까이하고, 마지막으로 간식을 통해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데구를 다룰 때는 항상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데구를 들어 올릴 때는 한 손으로 가슴 아래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뒷부분을 지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 꼬리를 잡아서는 안 되는데, 데구의 꼬리는 위험을 감지하면 자기 방어 메커니즘으로 피부가 벗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탈피'라고 하며, 한번 벗겨진 꼬리는 다시 자라지 않고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데구는 놀이와 상호작용을 통해 정신적 자극을 필요로 합니다. 나무 기반의 씹을 수 있는 장난감, 굴을 파고 탐험할 수 있는 상자, 굴러다니는 장난감 등을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단한 미로나 퍼즐 장난감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데구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장려하고 지루함을 방지합니다. 데구는 사회적 계층 구조를 형성하므로, 여러 마리를 함께 키울 경우 초기 단계에서 약간의 싸움이나 영역 다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 자연스러운 과정이므로 심각한 부상이 없는 한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과도한 공격성이 보이면 개체를 분리하고 천천히 재소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데구를 기존 그룹에 소개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중립적인 영역에서 처음 만나게 하고, 서로의 냄새에 익숙해질 수 있게 케이지를 가까이 배치하는 등의 점진적 접근법이 효과적입니다. 같은 성별의 데구를 함께 키우는 것이 일반적이며, 특히 수컷끼리는 영역 다툼이 심할 수 있으므로 어릴 때부터 함께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데구는 평균 6-8년 정도 살지만 적절한 관리를 받으면 10년 이상 살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활동량이 감소하고, 피모가 변하며, 관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노령 데구에게는 더 부드러운 바닥재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식과 물, 낮은 높이의 플랫폼 등을 제공하여 편안함을 증진시켜야 합니다. 나이든 데구는 더 자주 수의학적 검진을 받도록 하고, 영양 요구사항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